본래는 중화민국 베이핑(현재 중화인민공화국베이징이라고 부르는 곳) 고궁(자금성)에 있었으나 국공내전 시기 장제스의 명령으로 그 유물 거의 대부분을 대만으로 실어와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대한민국국립고궁박물과 다르니 혼동하지 말 것. 한글로는 마지막 글자만 다르지만 한자로는 '고궁'의 '고' 자도 다르다. 한국의 국립고궁박물관은 古, 대만의 국립고궁박물원은 故를 쓰고 있다.


 

2. 압도적인 유물수

국공내전 당시에 중국 국민당패주하면서 베이징자금성 고궁박물관에 있던 유물을 싹 털어서 가져왔다. 장개석은 피난민을 이주시킨다는 이유로 미군에게서 군함을 빌린 다음 피난민 따위는 나몰라라 하고 대부분을 유물 운반에 사용해서 미국을 분노케 했다(...) 공산당 입장에서 보면 빡치는 일이겠지만 이로 인해 수많은 유물이 문화대혁명으로부터 무사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이때 옮겨진 유물은 총 65만여점에 달한다고 한다.

동파육을 본따 조각한 육형석(肉形石). 취옥백채와 더불어 대만최고의 유물로 손꼽는다.

반세기 동안 늘어난 북경 고궁박물원의 현재 유물 숫자는 대만 고궁박물원보다 더 많다고는 하지만 전시품의 질과 중요성에서는 아직도 대만고궁박물원이 월등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지금 대만 고궁박물관의 유물들은 황실에서 가지고 있던 황실유물이 기반이 되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높으신 분들이 대대로 모은 유물들이다 보니 퀄리티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성공한 덕후건륭제가 수집하여 직접 목록까지 정리한 컬렉션은 압권. 실례로 법랑채 자기의 명품은 이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다. 그리고 1940년대 이전 발굴된 유물들도 죄다 대만 고궁박물원이 소유하고 있어 발굴유물 수준도 상당히 높다.

북경 고궁박물원도 최근 발견된 유물들에 힘입어 수준이 많이 올라갔지만, 아직 많이 밀리는 것이 사실. 세계 7대 박물관을 꼽으라면 북경고궁박물원은 들어갈까 말까지만, 대만고궁박물원은 세계 3대 박물관(혹은 4대 박물관)에 항상 포함된다. 게다가 3개월 단위로 유물을 바꿔서 전시하는데 60여년째 겹치는 것이 없다고 한다. 위에 나오듯이 중국은 문화대혁명 당시 자국 무수한 문화재를 박살낸 게 하두 많아서... 나중에 최대한 복원하긴 했지만 덕분에 무수한 중국 문화재가 이어붙인 흔적이 가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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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카더라에 따르면 대만 산속 어딘가에 유물을 숨겨서 보관중이라고 한다. 어디까지나 미스테리이니 단순한 도시전설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유물의 대부분이 말과 대의 유물이라는 것은 단점.[2] 아무래도 국민당 정부가 급하게 튀면서 챙긴 것이 대부분인데다가 그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고고학적 지식이 정립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고대 유물의 보존이 잘 되지 않았던 탓도 있다. 그럼에도 정(鼎)이 이렇게 널렸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양이 소장되었고, 국사 교과서에서 어쩌다 마주쳤을 당삼채(唐三彩)가 정말 크고 아름답게 전시되었으므로 보기도 전에 실망부터 하지는 말자.

요나라때 만들어진 자기인 여요연화식온완(汝窯蓮花式溫碗)

마잉주 집권 이래로 대륙 관광객들이 대만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는데, 인터넷의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이런 일도 있었다 한다. 한 중국 관광객이 유물을 보면서 자꾸 손으로 만져댔는데,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주자 '이건 국민당이 중국에서 훔쳐온 건데 좀 만진다 해서 뭐가 잘못이냐'하고 되려 역성을 내서 언쟁으로 번졌다는 이야기.

하여간 대만의 정통중화문화부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곳. 2011년 10월에는 마잉주 총통이 전시공간을 5배로 늘리겠다고 했다. 대만을 중국문화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나.

3. 찾아가는 길

세계적인 박물관이지만 주변 지역이 산기슭이여서 타이베이 첩운과의 접근성은 별로 좋지 않다. 가장 쉽게 가는 방법은 타이베이 첩운 홍선을 타고 스린역[3]에서 내려서 버스로 환승하는 방법이다. 이런 버스들 중에는 종점이 고궁박물원인 버스도 있다. 시내에서 택시를 탈 경우 타이베이 처찬을 기준으로 80~130NT 정도면 갈 수 있다. 향후 순환선인 타이베이 첩운 황선이 국립고궁박물원을 지날 예정이지만 현실은 시궁창.

4. 방문시 참고 사항

  • 큰 가방과 음료는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다. 짐은 매표소 옆에 있는 물품보관소에 맡긴다. 물품보관소에 짐을 맡기면 플라스틱 번호표를 주는데, 그게 바로 짐의 번호이다. 반드시 챙겨둬야 한다. 입장을 할때 검표를 하고 금속탐지기를 지나간다. 핸드폰 및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갈 수는 있지만 입구 안으로 들어가면 와이파이가 안잡히고, 방마다 1~2명씩 박물관 직원이 있어서 핸드폰이나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그 즉시 제지당한다.  사진 촬영 문제로 시끄러워지면 주기적으로 카메라 반입 자체에 제한이 걸리는 모양이다.
  • 한글 팜플렛이 제공되며 한국어 음성해설도 지원(100NT,여권을 같이 제시하여야 한다.) 이 되어 유물앞에 붙어있는 음성해설 번호를 입력하면 해설을 들을 수가 있다. 기타 유물 표제에는 한글이 없이 간자체/번자체, 일본어, 영어만이 제공되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옥으로 만든 배추인 "취옥백채". 자세히보면 여치도 보인다.
  • 대만 여행을 하려는 여행객들에게 팁을 주자면 금토일과 휴일 낮에 절대로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박물관 구경하러 들어갔다가 대륙 여행객(...)들의 인파와 소란함에 피곤이 급속도로 몰려오며 유물 구경도 제대로 못할 수 있다. 특히 유명한 '취옥백채(翠玉白菜)' 유물이 있는 3층은 이때 2층부터 이어진 줄 때문에 절대로 들어갈 수가 없다 (…). 박물관 구경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평일이나 휴일 오전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5. 베이징에 있던 국립고궁박물원의 현재 상황

아직 본 위키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고궁박물원에 대한 문서가 작성돼 있지 않습니다. 만약 이 박물관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서술하고자 하는 분이 계신다면 별도의 고궁박물원 문서로 분리해주시기 바랍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은 베이징에 남아 있던 국립고궁박물원을 고궁박물원#으로 개칭해서 유물들을 전시 중이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박물관이 무조건 국유 시설물이므로 굳이 국립이라는 표현이 필요 없다고 판단해서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중화인민공화국의 관점에서는 대만에 있는 '국립고궁박물원'은 유물들을 '훔쳐가' 옛 국립고궁박물원을 사칭하고 있는 가짜이고, 베이징의 고궁박물원이야말로 옛 국립고궁박물원의 진짜 후신이다.[4]

· 시대의 중요 유물들은 대만으로 옮겨졌기 때문에 이 시대 유물들이 빈약한 상태라고 한다. 대신 현대에 새로 발굴·수집한 유물들을 새로 가져다가 전시 중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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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쓰는 간화자로는 国立故宫博物院이다. 그리고 중화인민공화국에서 번체자를 사용해야 할 때에는 國立故博物院이라고 쓰는 게 원칙이다. 물론 원칙을 안 따르고 '宮'으로 적은 경우도 있긴 하지만... 참고로 宮/宫에 들어 있는 呂/吕(음률 려)는 원래 전통적으로 서로 통용되던 이체자이다.
  • [2] 그래도 고대 청동기와 자기 유물들은 상설전시, 명청대 유물은 순환전시로 진행되고 있어 딱히 둘러보는 데 있어서 비율상으로 부족하지는 않다. 그만큼 소장품의 수가 방대하다는 이야기.
  • [3] 장제스 부부가 살던 스린관저가 근방에 있으며 관람 가능하다.
  • [4] 애초에 중화인민공화국의 관점으로는 중화민국이 중화인민공화국으로 승계됐기 때문에 현재는 중화민국이라는 나라가 존재하지 않고, 대만에 있는 '중화민국'은 옛 중화민국을 사칭하는 가짜이다. 따라서 각종 국립 기관에 대해서도 유사한 관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Posted by docm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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